자식에게 맞고 사는 부모들…“갈 곳이 없어요”

자식에게 맞고 사는 부모들…“갈 곳이 없어요”

입력2014.12.15 (07:41)수정2014.12.15 (08:29)

요즘 자식들에게 맞고 사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학대받는 노인의 절반 이상이 자식이나 손주들에게 맞고 살지만, 이런 부모들이 마땅히 피해 있을 곳이 없어 남몰래 고통받고 있습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67살 김 모 할머니.
지난봄, 실직 중인 30대 아들과 말다툼 중에 폭행을 당해 갈비뼈가 부러졌습니다.
<녹취> 김 할머니(67세/학대 피해) : “질질 끌려다니고 방에서. 죽고 싶죠. 자식이 아무리 부모한테 그래도 자식이니까 (경찰 신고해서) 구속 못 하죠.”

지난달에는 50대 어머니가 용돈을 달라는 20대 아들에게 머리를 맞아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지난해 신고된 노인 학대 3천 5백여 건 가운데 가해자의 60%는 자식이나 손주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 부모 대부분은 신고는커녕 폭력을 당하고도 숨겼습니다.

<인터뷰> 김진혁(경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노인들이 자신이 범죄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또 그러한 부분에 수치심을 갖게 돼 (숨깁니다.) (폭행이) 장기화하면 더 큰 상황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매 맞는 노인들이 피신할 수 있는 쉼터.
넉 달까지 머물면서 병원 치료와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대받은 노인들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이런 전용 쉼터는 16개 광역시·도마다 한 곳에 그치고 있어 부족한 실정입니다.
수용 인원도 쉼터당 5명뿐입니다.

가해 자녀에 대해 심리 치료나 학대 방지 교육을 강제할 법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맞고 사는 부모를 위한 시설 마련과 학대 방지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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